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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전노장’ 타이슨 챈들러의 파란만장한 농구 여행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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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5 (목) 08:46

                           

‘백전노장’ 타이슨 챈들러의 파란만장한 농구 여행



[점프볼=이종엽 인터넷기자] “타이슨 챈들러는 분명 우리 팀에 또 다른 리더가 될 것이다. 더불어 우리 팀의 젊은 선수들의 성장에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LA 레이커스 르브론 제임스는 8일(한국시간) ESPN과의 인터뷰를 통해 새롭게 팀에 합류한 타이슨 챈들러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농구’라는 오랜 여행의 종착역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챈들러가 과연 빅맨들에게 ‘놀이터’로 여겨지던 레이커스 골밑의 든든한 수호자가 될 수 있을까.

△ 촉망받던 장신 유망주

챈들러는 캘리포니아 태생이다. 고교시절까지 캘리포니아에서 지내다 프로에 지명된 뒤에야 동부에서 생활하게 됐다. 즉, 커리어 은퇴를 앞두고 고향과도 같은 캘리포니아주로 돌아온 것이다. 

챈들러는 학창시절부터 줄곧 눈에 띄는 선수였다. 도밍게즈 고등학교 재학시절, 챈들러는 맥도날드 올-아메리칸 팀에도 뽑히고 고등학교 평균 26득점 15리바운드 8블록슛을 기록하며 팀을 주 챔피언으로 만들었다. 더마 드로잔(샌안토니오 스퍼스)은 챈들러의 고교시절에 대해 “샤크(샤킬 오닐) 같았다. 아무도 막지 못했다”라고 회고하기도 했다. 이런 위력적인 활약 덕분에 많은 대학에서 러브콜을 받았지만 챈들러는 프로 직행을 선언했다.

NBA 2001년 드래프트에서 전체 2순위로 LA 클리퍼스의 부름을 받은 챈들러는 NBA 1999년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자인 앨튼 브랜드와의 트레이드에 엮여 시카고 불스의 유니폼을 입게 된다. 마이클 조던의 시대가 막을 내린 이후 한창 리빌딩 작업을 진행 중이던 시카고 구단은 에디 커리와 챈들러라는 미래가 창창한 10대 선수 둘을 품에 안으며 미래를 도모했다.

‘백전노장’ 타이슨 챈들러의 파란만장한 농구 여행

△ 챈들러의 농구 여행기

많은 기대를 받으며 시카고의 유니폼을 입은 챈들러는 기대만큼의 성장세를 보이지 못하며 5시즌 만에 뉴올리언즈 호네츠로 트레이드 되었다. 챈들러는 뉴올리언즈에서 신예 포인트가드 크리스 폴과 함께하며 2006년과 2007년 리바운드 부문에서 각각 2위와 3위를 기록, 팀의 기둥으로 성장하기도 했다. 기동력과 수비력을 앞세워 팀에 묵직함을 안겨주었던 것.  

한때 오클라호마 시티 썬더와의 트레이드 취소 등 많은 부침을 겪기도 했던 그는 샬럿 밥캐츠와 댈러스 매버릭스, 뉴욕 닉스, 피닉스 선즈 등 동부와 서부를 넘나들며 자신을 필요로 하는 팀에 자신의 장점을 서비스했다. 마냥 이적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10-2011시즌에는 챔피언 반지도 거머쥐었다. 덕 노비츠키, 제이슨 키드 등과 함께 하며 댈러스의 정상 등극을 도왔던 것. 

챈들러의 진가는 국제대회에서도 잘 드러났는데, 2010년 FIBA 농구월드컵 우승과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에 이바지하며 수비형 센터로서 커리어의 황금기를 맞았다. 또 2013년에는 올-디펜시브 퍼스트 팀에 이름을 올리는 영예도 안았다. 

챈들러는 2015년 여름, 한창 팀 개편 중이던 피닉스 선즈에 합류하며 리빌딩의 마침표가 되어 주리라 기대를 받았다. 하지만 무한탱킹 노선을 택한 피닉스는 노장에게 긴 출전시간을 허락하지 않았다. 본인의 부상도 있었지만, 부상 회복 뒤에도 ‘강제휴식’에 시달리게(?) 됐던 것이다. 결국 그는 2018-2019시즌 개막 직후 피닉스와의 이별을 택했고, 고향팀인 LA 레이커스로 이적하게 됐다.

‘백전노장’ 타이슨 챈들러의 파란만장한 농구 여행

△ 레이커스가 기대할 수 있는 것

최근에는 빅맨들도 과감하게 슈팅을 던지고, 감독들 또한 빅맨들의 슛이 불발되더라도 선수를 나무라지는 않는다. 이러한 기조에 따라 FA시장에서도 슈팅을 갖춘 빅맨을 선호한다. 슈팅 능력의 유무에 따라 시장에서 빅맨에 대한 평가는 크게 차이가 난다. 

챈들러는 이러한 최근 트렌드에 역행하는 빅맨이다. 챈들러의 커리어 전반을 살펴보면 3점슛 성공이 없으며 시도 자체도 커리어 누적 10회에 그칠 정도로 극히 제한적이다.  

그렇다면 왜 챈들러는 3점슛을 시도하지 않는 것일까. 챈들러가 출전한 경기를 한 경기라도 보면 누구든 알 수 있을 것이다. 챈들러의 공격은 대부분 스크린을 통한 픽앤롤 혹은 공격 리바운드 이후 골밑 득점이다. 이는 챈들러가 외곽에서 플레이를 즐기기 보다는 골밑을 든든히 사수하는 전투적인 플레이를 통해 그만의 영역을 확고히 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이는 득점보다 리바운드가 많은 챈들러의 누적 기록(통산 9,337점 10,158리바운드)을 보면 충분히 이해가 가능하다. 

1982년 10월 2일생, 한국나이로 37살인 챈들러는 레이커스의 감독인 룩 월튼과 2살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또한 그와 함께 리그에 등장했던 동기들 중 남은 선수는 현격한 노쇠화 진행을 보이며 이번 시즌 평균 17분 출장에 그치고 있는 파우 가솔(샌안토니오 스퍼스), 이번 시즌 한 경기도 출장하지 않고 있는 잭 랜돌프(새크라멘토 킹스), 샬럿 호네츠에서 켐바 워커의 백업을 맡고 있는 토니 파커 단 세 명뿐이다.

반면 챈들러는 농구 선수로써는 황혼기에 접어든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이번 시즌 레이커스에서 23분 이상의 꾸준한 출장 시간을 부여받을 정도로 괜찮은 몸 상태를 선보이고 있다. 애초에 득점력을 내세우는 선수는 아니지만 부상으로 51경기밖에 소화하지 못한 샬럿 시절을 제외하고 꾸준히 8리바운드 이상을 잡아주며 활약하고 있다.

챈들러는 14일 LA 타임즈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골든스테이트가 아닌 레이커스를 선택했다”라고 밝혔다. 이는 챈들러가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며 더 많은 출장시간을 보장 받을 수 있는 팀을 택했다고 해석이 가능하다. 

 

레이커스의 롭 펠린카 단장도 당장 경기에서 보탬이 될 베테랑을 원했다. 펠린카 단장은 ESPN과의 인터뷰를 통해 “매직 존슨 사장과 논의한 결과 현재 팀에 필요한 것은 골밑 수비와 리바운드라고 판단했다. 챈들러는 이 능력을 고루 갖췄으며, 팀의 젊은 선수들에게 경험과 리더십을 전해줄 수 있다”고 밝히며 챈들러를 영입한 이유를 밝힌 동시에 기대감 또한 내비쳤다.

서로가 원했던 만남은 ‘승리’로 이어지고 있다. 

데뷔전이었던 7일 미네소타 팀버울브스와의 경기에서 상대 빅맨이었던 칼-앤써니 타운스를 힘으로 골밑에서 밀어내며 수비에서 활약했다. 이에 더불어 접전이었던 경기종료 2분여 전 르브론 제임스와 카일 쿠즈마가 연달아 던진 3점슛이 불발되자 연이어 탭-아웃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12일 열린 애틀란타 호크스와의 경기에서도 마찬가지. 이날 챈들러의 득점은 4점에 그쳤지만 3개의 블록슛을 기록하며 팀 승리에 공헌했다. 특히 1점차로 아슬아슬한 리드를 이어가던 경기종료 직전 트레이 영의 레이업을 블록 함과 동시에 팀에 승리를 안겼다.

챈들러가 비록 전성기와 같은 수비력을 선보이지는 못하지만 여전히 자신의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는 가운데 레이커스는 챈들러 합류 이후 전열을 재정비하며 3연승을 질주 중이다. 

18년 동안 1,089경기에 출장하며 선수로써 황혼기에 접어들고 있는 챈들러가 꺼져가던 불씨를 다시금 지펴내며 농구선수로써 어떤 마무리를 지을 수 있을지, 챈들러를 품에 안은 레이커스가 플레이오프를 넘어 더욱 높은 곳으로 비상할지 지켜보는 것도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8-2019시즌 NBA 팬들에게 또 하나의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나이키 제공 



  2018-11-15   이종엽([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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