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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선수가 아직도?’ 올해도 NBA를 지키는 노장들

일병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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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0.20 (토) 08:22

                           

‘이 선수가 아직도?’ 올해도 NBA를 지키는 노장들



[점프볼=김기홍 인터넷기자] 노익장. 국어사전은 이 단어를 ‘늙었지만 의욕이나 기력은 점점 좋아짐. 또는 그런 사람’이라고 정의한다. 중국 삼국시대 촉나라 오호대장군 중 한 사람으로서, 익주정벌과 한중 공방전 등 수많은 전투에서 공을 세운 황충이 노익장을 과시한 대표적 인물로 자주 인용된다. 이번 여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수많은 유망주들이 당찬 포부를 밝히며 NBA 무대에 입성했다. 그러나 패기로 무장한 젊은 선수들 사이에서 여느 때와 다름없이 묵묵히 시즌을 맞이하는 베테랑들도 있다. 언제 어떻게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질지 모르는 치열한 전장에서 십 수 년을 버텨온 그들은 분명 존경받아 마땅하다. 2018-2019시즌에도 ‘한 번 더!’를 외친 백전노장들의 커리어를 간단히 돌아봤다.

1977년생

빈스 카터 / 애틀랜타 호크스, 1977년 1월 26일, 198cm

“내 나이 41살이지만 마음만은 청춘이다.”

마누 지노빌리가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고 제이슨 테리가 FA 계약을 맺지 못하면서, 카터는 유일한 1977년생 현역 선수로 남게 되었다.  

카터는 1998년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5순위로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 지명되었지만 곧바로 토론토 랩터스로 트레이드되었다. 카터는 데뷔시즌부터 폭발적인 운동능력을 기반으로 뛰어난 득점력을 선보이며 1998-1999시즌 올해의 신인으로 선정되었다. 마이클 조던의 은퇴 이후 포스트 조던의 탄생을 원했던 NBA 팬들은 카터에게 ‘에어 캐나다’라는 별명을 붙여주며 열광적인 지지를 보냈다.

그러나 탄탄대로를 걸을 것만 같았던 카터는 부상과 태업 논란으로 뉴저지 네츠(現 브루클린 네츠)로 트레이드되며 커리어에 오점을 남겼다. 이후 그는 올랜도, 멤피스, 새크라멘토 등 여러 팀을 전전하면서 리그의 대표적인 저니맨 중 한 명으로 인식되고 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애틀랜타로 둥지를 옮긴 카터는 어느덧 자신의 21번째 시즌을 맞이하게 되었다. 우승 반지를 좇기보다 그저 코트위에서 뛰는 모습을 팬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보여주고자 하는 의지로 해석된다.

빈스 카터 통산 성적(이하 2018-2019시즌 기록은 제외)

→ 1405경기(역대 9위) 24868득점(역대 22위) 3점슛 성공 2106개(역대 8위)

→ 올해의 신인(1999), All-NBA팀 2회, 올스타 8회 선정,

1978년생

덕 노비츠키 / 댈러스 매버릭스, 1978년 6월 19일, 213cm

“이 시대 NBA의 마지막 로맨티스트 (with 마크 큐반)”

‘이 선수가 아직도?’ 올해도 NBA를 지키는 노장들

최근 NBA는 과거에 비해 프랜차이즈 스타를 찾아보기가 힘들다. 샐러리캡이 과거보다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났고 우승의 가치가 부각되면서, 그에 대한 반대급부로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상징성의 가치가 떨어졌다는 것이 중론이다. 물론 선수가 한 팀에만 충성해야할 이유는 없고, 구단 입장에서도 자신들이 드래프트로 지명한 선수를 은퇴할 때까지 책임져야할 의무가 없다. 이러한 사실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가슴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들어하는 팬들이 여전히 많다. 당장 이번 여름 NBA팬들은 9시즌 동안 팀을 위해 헌신한 선수가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모습을 보며 복잡한 감정을 느꼈으리라.

프랜차이즈 스타라는 일종의 낭만이 점차 사라져가는 가운데, 역대 최초로 21시즌 동안 한 팀에서 뛴 선수가 탄생했다. 상대 수비가 알고도 막지 못하는 ‘원-레그 페이드 어웨이’ 기술을 주무기로 상대 선수들에게 꾸준히 사기(?)를 쳐온 노비츠키가 바로 그 주인공. 21번째 시즌을 맞게 된 그 사실만으로도 존경받아 마땅하지만, 단일팀에서만 뛰면서 만들어낸 기록이기에 더 값지다고 평가받는다.

독일에서 건너와 1998년 드래프트를 통해 데뷔한 노비츠키는 2년차 시즌부터 댈러스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2000-2001시즌부터 플레이오프의 맛을 본 노비츠키는 2005-2006시즌 파이널에 진출하지만, 드웨인 웨이드(36, 193cm)가 원맨쇼를 펼친 마이애미 히트에 무릎을 꿇고 말았다. 그 후 플레이오프 1, 2라운드를 전전하다 2010-2011시즌 다시 한 번 파이널에 진출하는데, 마침 2006년에 자신에게 패배를 안겼던 마이애미와 조우한다. 그리고 이 시리즈에서 노비츠키는 26.0득점 9.7리바운드로 웨이드, 르브론 제임스(33, 203cm), 크리스 보쉬(34, 211cm)가 뭉친 마이애미를 폭격하며 댈러스 구단에 창단 첫 우승(4승 2패)을 안긴다.

만년 약체로 취급받던 댈러스에 우승의 영광을 안긴 슈퍼스타도 노쇠화를 피할 수는 없었다. 2015-2016시즌을 기점으로 평균 득점이 하락하기 시작했고, 2016-2017시즌에는 54경기 출전에 그쳤다. 불혹을 넘긴 이번 시즌부터는 식스맨으로 출전할 예정이다.

2년차 시즌인 1999-2000시즌부터 늘 주전으로만 뛰어왔기에 식스맨 출전이 다소 어색할 수도 있다. 그러나 노비츠키는 변화를 수긍하는 모습이다. 지난 9월 22일(한국시간) 구단 공식 미디어데이에서 “팀 승리를 위한 변화다. 더 많이 이길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것”이라며 팀을 위한 선택임을 강조했다. 

덕 노비츠키 통산 성적

→ 1471경기(역대 5위) 31187득점(역대 6위) 11331리바운드(역대 27위) 3점슛 성공 1918개(역대 11위)

→ 파이널 우승 1회(2011), 정규시즌 MVP(2007), 파이널 MVP(2011), All-NBA팀 12회, 올스타 13회

1980년생

자말 크로포드 / 피닉스 선즈, 1980년 3월 20일, 196cm

“감히 누가 나를 믿지 못하는가?”

‘이 선수가 아직도?’ 올해도 NBA를 지키는 노장들

NBA 구단이 정규시즌 82경기의 대장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기 위해서는, 주전 선수들뿐만 아니라 그들을 보좌해줄 벤치 멤버들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특히 주력 로테이션 라인업을 이끌어 나가는 핵심 식스맨의 역할은 특히 더 중요하다. 이들은 개인의 공격력을 바탕으로 상대 벤치 라인업으로부터 우위를 점하는 임무를 맡게 된다. 때로는 상대 주전 라인업을 압도하는 경우도 있다.

마누 지노빌리, 에릭 고든, 루 윌리엄스, 오클라호마시티 시절의 제임스 하든. 이들의 공통점은? 바로 주전 선수들 못지않은, 혹은 그 이상의 영향력을 발휘한 벤치 에이스들이라는 점이다.

자말 크로포드 또한 리그를 대표하는 벤치 에이스로서 빼놓을 수가 없다. NBA가 1982-1983시즌부터 ‘올해의 식스맨상’을 도입한 이후, 이 상을 3회나 받은 선수는 크로포드가 유일하다. (※ 2회 수상자들도 역사상 4명뿐이다. 케빈 맥헤일, 리키 피어스, 데틀리프 슈렘프, 루 윌리엄스)

공을 순간적으로 등 뒤로 숨겼다 빼는 ‘쉐이크 앤 베이크’ 드리블로 대표되는 볼 핸들링 스킬과, 터지기 시작하면 제어가 불가능한 폭발적인 득점력이 크로포드의 매력으로 꼽힌다. 수비가 취약하고 슛 셀렉션이 불안정하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있음에도, 시즌이 끝날 때마다 수많은 팀들로부터 러브콜을 받는 데에는 이유이다.

이번 여름에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워싱턴 위저즈, 필라델피아 세븐티식서스 등 여러 팀들이 크로포드에게 관심을 보였다. 결국 크로포드가 선택한 팀은 피닉스 선즈. 데빈 부커(21, 198cm)를 제외하고는 리딩을 믿고 맡길 선수가 전무한 로스터 상황을 고려했을 때 좋은 영입으로 평가받고 있다. 물론 엘리 오코보(20, 188cm), 디앤서니 멜튼(20, 193cm) 등 젊은 가드들의 출전 시간이 줄어들게 된다는 우려도 있다. 그러나 지난 시즌 ‘올해의 동료’에 선정된 바 있는 크로포드가 코트 안팎으로 이들에게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는 베테랑임은 분명하다. 

자말 크로포드 통산 성적

→ 1262경기(역대 30위) 18906득점(역대 57위) 3점슛 성공 2153개(역대 5위)

→ NBA 올해의 식스맨 3회(2010, 2014, 2016)

파우 가솔 / 샌안토니오 스퍼스, 1980년 7월 6일, 213cm

“스페인 역사상 최고의 농구선수”

‘이 선수가 아직도?’ 올해도 NBA를 지키는 노장들

2015 NBA 올스타전 본 경기에 전 세계 농구팬의 이목이 쏠렸다. NBA와 스페인을 대표하는 가솔 형제가 팁오프를 하는 역사적인 장면이 연출되었기 때문이다. 동생 마크 가솔(33, 216cm)이야 그 당시 리그 최고의 센터 중 한 명으로 손꼽히고 있었지만, 형인 파우 가솔은 2012-2013시즌과 2013-2014시즌 부상으로 많은 경기를 결장하며 노쇠화에 대한 우려를 낳고 있었다. (※해당 구간 55경기 결장) 그러나 2013-2014시즌을 끝으로 자신의 영광의 시대를 보냈던 LA 레이커스를 떠나 시카고 불스로 이적한 가솔은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하며 다시 올스타로 선정되었다. 이러한 이유로 형제간의 팁오프는 더욱 팬들의 감동을 자아냈다.

가솔은 2000-2001시즌 FC 바르셀로나를 스페인 리그 정상에 올려놓고 파이널 MVP마저 거머쥔 후 NBA의 문을 두드렸다. 2001 드래프트 3순위로 애틀랜타에 지명된 직후 멤피스 그리즐리스로 트레이드되어 NBA 선수로서 첫발을 내딛었다.

가솔은 멤피스에서 뛴 7시즌 동안 평균 18.8득점 8.6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에이스로 활약했다. 밴쿠버에서 연고지를 이전한 멤피스는 만년 약체팀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다, 2003-2004시즌에 가솔의 활약에 힘입어 창단 첫 플레이오프에 진출에 성공한다. 멤피스는 해당 시즌부터 3년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가솔 또한 2005-2006시즌 처음으로 올스타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그리고 2008년 2월! NBA 팬들을 깜짝 놀라게 한 트레이드(※) 소식과 함께, 가솔은 레이커스의 유니폼을 입게 되었다. 리그 최고의 슈퍼스타 코비 브라이언트와 원투 펀치를 이룬 가솔은 레이커스의 백투백 우승(2009, 2010년)을 이끌며 리그 최고의 파워포워드 중 한 명으로 올라섰다. 특히 2009년부터 3년 연속 All-NBA 팀에 선정되며 최고의 전성기를 구가했다.

※멤피스 got 콰미 브라운 + 아론 맥키 + 자바리스 크리텐튼 + 마크 가솔 지명 권리 + 2008년, 2010년 1라운드 지명권

레이커스 got 파우 가솔 + 2010년 2라운드 지명권

이후 가솔은 시카고를 거쳐 2017-2018시즌을 앞두고 샌안토니오 스퍼스로 둥지를 옮겼다. 물론 과거에 비해 움직임이 매우 둔해져 공수에서 예전 같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높이를 활용한 세로 수비는 여전히 효용가치가 있고, 3점슛을 장착하며 스페이싱에 도움을 주고 있다. 이번 시즌 역시 그렉 포포비치 감독의 철저한 출전시간 관리 하에 샌안토니오의 전력에 보탬이 될 전망이다.

파우 가솔 통산 성적

→ 1196경기(역대 41위) 20776득점(역대 39위) 11168리바운드(역대 29위) 1926블록슛(역대 21위)

→ 파이널 우승 2회(2009, 2010), 올해의 신인(2001), All-NBA팀 4회, 올스타 6회

유도니스 하슬렘 / 마이애미 히트, 1980년 6월 9일, 203cm

“마이애미의 심장은 나야 나.”

‘이 선수가 아직도?’ 올해도 NBA를 지키는 노장들

하슬렘은 지금까지 소개한 선수들에 비하면 초라한 커리어를 보낸 것이 사실이다. 심지어 2014-2015시즌 이후로는 선발 출전한 경기가 단 한 번도 없다. 그러나 하슬렘은 위의 어떤 선수들보다도 많은 3개의 우승반지를 갖고 있다!

분명 리그를 통틀어 놓고 보면 하슬렘의 커리어는 크게 특별한 점을 찾기가 힘들다. 그러나 하슬렘은 마이애미 팬들이 가장 사랑하는 선수 중 한 명이다. 2003년 데뷔 이후 마이애미 유니폼만을 입고 가장 오랫동안 현역생활을 한 선수이기 때문이다. 또한 마이애미 구단 역사상 가장 많은 리바운드(5711개)를 잡아낸 선수도 하슬렘이다.

하슬렘이 마이애미 팬들의 사랑을 받는 이유는 단지 이러한 기록 때문이 아니다. 빅맨으로서 다소 작은 203cm의 신장이지만, 끈질긴 수비력과 치열한 골밑 경합을 통해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 왔다. 그 뿐만 아니라 라커룸 리더로서 코트 안팎에서 리더십을 발휘하며 마이애미의 젊은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이렇게 하슬렘은 샤킬 오닐, 르브론 제임스, 드웨인 웨이드 등의 스타들을 보좌하며, 마이애미가 세 번의 우승을 차지하는 데에 혁혁한 공을 세웠다. 그리고 지난 시즌도중 친정으로 돌아온 웨이드와 함께, 이번 시즌에도 베테랑으로서 팀에 위닝 멘탈리티를 심어줄 예정이다. 

그가 더 이상 코트 위에서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기는 쉽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마이애미 영건들의 멘토로서 중요한 임무를 맡은 하슬렘의 2018-2019시즌은 이미 시작되었다.

유도니스 하슬렘 통산 성적

→ 844경기 6486득점 5711리바운드 726어시스트

→ 파이널 우승 3회(2006, 2012, 2013)

사진=NBA 미디어센트럴, 나이키 제공, 점프볼 DB(김은기 기자)

일러스트=김민석 작가 제공 



  2018-10-20   김기홍([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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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소령 묵찌빠

2018.10.21 00:12:11

노비츠키는 레전드 중에 레전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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