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대표팀이 27일 오전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벨기에와 경기에서 0-1로 패한 뒤 아쉬워하고 있다. / KBS 방송 캡처

[스포츠서울닷컴ㅣ이성노 기자] 홍명보호가 2014 브라질 월드컵에서 1무 2패의 초라한 성적으로 16강 벽을 넘지 못했다. '예방주사'를 제대로 맞은 '젊은' 태극전사들은 '오늘'보다 더 나은 '내일'을 기약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 대표팀은 27일 오전(한국 시각)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벨기에와 경기에서 후반 33분 얀 베르통언(토트넘 홋스퍼)에게 통한의 결승골을 내주고 0-1로 패했다. 조별리그 성적 1무 2패(승점 1·골 득실 -3)를 기록한 한국은 H조 최하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분명 아쉬운 성적이다. 한국이 월드컵에서 승점 1에 그친 것은 지난 1998 프랑스 대회(1무2패·승점1) 이후 16년 만이다. 한국은 4강 신화를 이뤘던 2002 한일 월드컵을 기점으로 매 대회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2006 독일에선 원정 첫 승의 감격을 누렸고, 2010 남아공에선 원정 첫 16강 쾌거를 달성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역대 월드컵 사상 최상의 조 편성이라는 평가 속에 많은 기대를 모았지만, 결과는 처참했다. 단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사상 첫 원정 8강의 꿈은 물거품이 됐고, 일찌감치 대회를 마감했다.

첫 발걸음은 가벼웠다. '명장'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를 맞아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이근호의 골에 힘입어 1-1 무승부를 기록하며 산뜻한 출발을 보였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1승 제물'이라고 평가했던 알제리와 경기에서 수비 집중력 부족을 여실히 드러내며 2-4로 완패했다. 한 번 삐걱거린 홍명보호는 벨기에와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끝내 떠오르지 못했다. 10명이 싸운 벨기에를 상대로 시종일관 맹공을 퍼부었지만, 마무리가 섬세하지 못했다. 공격에 치중한 나머지 상대 역습에 무너지며 패배를 떠안았다.

기대했던 결과도, 경기력도 보이진 못했지만, 한국 축구의 '미래'가 마냥 어두운 것은 아니다. 이번 월드컵에 나선 대표팀 평균 연령은 25.4세로 역대 가장 '젊은' 태극전사로 구성됐다. 대표팀 주축 선수들은 지난 2009 20세 이하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0 광저우아시아경기대회, 2012 런던올림픽에서 홍 감독과 함께 호흡했다. 월드컵 최종명단 발표 후엔 '의리 명단'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결과적으론 세간의 우려를 씻지 못한 홍명보 사단이지만 절망만 하고 있을 필요는 없다. '젊은' 태극전사들에게 '월드컵'이라는 경험을 더 해준 것은 오늘보다 밝은 '내일'을 기약하기에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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