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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 [홍명보호 결산] ④ '약체 예상' 알제리에 대패! 준비 부족 '절감'
기사입력 : 2014.06.27 (금) 14:34 | 댓글 0
 [홍명보호 결산] ④ '약체 예상' 알제리에 대패! 준비 부족 '절감'
홍명보 감독(중앙)이 이끄는 한국 축구 대표팀의 16강 진출 실패 원인 가운데 하나는 2-4로 크게 패한 지난 23일 알제리전에 대한 준비 부족이다. 27일 0-1로 진 벨기에와 경기가 끝난 뒤 홍 감독 품에 안겨 슬퍼하고 있는 손흥민(왼쪽). / 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서울닷컴ㅣ이준석 인턴기자] 상대 전력에 대한 섣부른 판단이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최악의 결과물로 돌아왔다. 한국의 2014 브라질 월드컵 16강 진출 실패의 먹구름은 지난 23일(이하 한국 시각) 2-4로 크게 진 알제리전부터 끼기 시작했다. 18일 러시아와 1-1로 비겨 16강 진출에 대한 기대를 모았지만 희망이 깨지는 것은 한순간이었다.

애초 한국은 알제리를 1승 제물 상대로 여겼다. 공격력이 뛰어난 벨기에나 수비력이 강한 러시아에 비해 뚜렷한 장점이 없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하지만 한국이 알제리보다 객관적인 전력이 앞선다는 지표는 그 어디에도 없었다. 지난 5일 기준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만 보더라도 한국(57위)은 알제리(22위)에 크게 뒤처져 있다. 물론 FIFA 랭킹대로 경기가 진행된다는 법은 없다. 하지만 알제리를 꺾을 수 있다는 근거 없는 자신감이 오히려 독이 됐다.

알제리는 어렸을 때부터 프랑스에서 축구를 배운 선수들이 많다. 뛰어난 개인기를 갖춘 선수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한국 수비는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열린 튀니지, 가나와 평가전에서 상대 개인기 대처에 미숙한 면을 보였다. 아프리카 팀과 두 차례 평가전의 패배는 알제리전이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예고한 셈이나 다름없다.

뚜껑을 열어보니 상황은 더 심각했다. 한국 수비진은 쉴 새 없이 몰아치는 알제리 공격에 속수무책이었다. 대항할 카드는 한 장도 없었다. 손발은 맞지 않았으며 공을 가진 선수에게 수비가 집중된 나머지 뒷공간을 파고드는 선수에 대한 대처를 전혀 하지 못했다. 러시아전에서 뛰어난 수비력을 보인 홍정호(25·아우크스부르크)와 김영권도 상황 판단이 매우 늦었다.

알제리를 얕잡아 봤기 때문에 그만큼 준비도 부족했다는 뜻이다. 골을 내준 이슬람 슬리마니(26·스포르팅 리스본)와 압델무멘 자부(27·클럽 아프리칸 투니스) 등 빠른 스피드와 뛰어난 공간 침투 능력을 갖춘 이들의 움직임을 전혀 따라가지 못했다. 돌파할 때 버릇이나 특징 등을 미리 파악하고 있었다면 그처럼 쉽게 당하진 않았을 가능성이 높다.

가뜩이나 홍정호의 부상과 윤석영(24·퀸스 파크 레인저스)의 늦은 합류, 김진수(22·알비렉스 니가타)의 부상 낙마로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던 한국 수비진이다. 뒤늦게 박주호(27·마인츠)가 합류했지만 부상으로 몸 상태가 아니었기에 출전도 하지 못했다.

결국 알제리전에 대한 부족한 준비는 조별리그 탈락으로 이어지고 말았다. 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전투에서 이길 수 있다는 기본적인 진리. 한국 대표팀이 다시 꼭 새겨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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