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번호 26,538
[축구] [홍명보호 결산] ① 논란의 '의리 축구', 결국 '악수' 됐다!
기사입력 : 2014.06.27 (금) 14:30 | 최종수정 : 2014.06.28 (토) 14:13 | 댓글 0

 [홍명보호 결산] ① 논란의 '의리 축구', 결국 '악수' 됐다!
홍명보(가운데) 대표팀 감독이 27일 열린 벨기에전에서 패한 뒤 울고 있는 손흥민(왼쪽)을 위로하고 있다. / 대한축구협회 제공

[스포츠서울닷컴|김광연 기자] 논란의 '의리 축구'가 결국 '악수'가 됐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에게 출전 기회를 줘야 한다는 당연한 교훈을 다시 한번 곱씹었다.

한국은 27일(이하 한국 시각) 상파울루의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서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 벨기에와 경기에서 후반 33분 얀 베르통헨(27·토트넘 홋스퍼)에게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했다. 1무 2패(승점 1·골 득실 -3)가 된 한국은 최하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마지막까지 온 힘을 다해 잘 싸웠지만, 세계 수준과 비교해 현저한 차이를 느꼈다. 특히 부임 내내 끊이지 않은 선수의 경기 출장과 관련해 '의리 축구'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게 했다.

이날 한국은 기존 조별리그 1, 2차전에서 모두 선발로 나오면서 부진을 면치 못한 박주영(29·아스널)과 정성룡(29·수원)을 빼고 김신욱(26·울산)과 김승규(24·울산)를 새롭게 선발로 내세웠다. 결과는 성공이었다. 비록 패했으나 김신욱과 김승규는 벨기에를 상대로 주눅들지 않고 자신의 장기를 제대로 살렸다. 김신욱은 큰 키를 이용해 벨기에 장신 수비수 사이로 헤딩을 따냈고 김승규는 안정된 볼 처리와 뛰어난 판단력으로 팀이 주도권을 쥐는 데 이바지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이날 둘의 맹활약은 홍명보 대표팀 감독의 결단이 너무 늦었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한 꼴이 됐다. 홍 감독은 1, 2차전에선 이날 맹활약한 둘을 외면한 채 똑같은 11명을 기용했다. 교체 명단도 틀을 벗어나지 않았다. 자신이 지난 2009 이집트 20세 이하 월드컵, 2010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 런던 올림픽에서 직접 지도한 '애제자'를 중용했다. 특히 소속팀에서 벤치를 지키며 경기 감각이 떨어질 대로 떨어진 박주영, 윤석영(퀸즈파크 레인저스)에게 끊임없는 기회를 주면서 김신욱, 박주호(마인츠)에게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월드컵 본선에 나설 최종 23명을 발표하는 순간에도 홍명보호의 '의리'는 많은 비판 여론에 시달렸다. K리그 클래식에서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고 맹활약한 이명주(24·알 아인)를 제외하고 박주호도 부르지 않았다. 김진수(22·알비렉스 니가타)가 부상을 당하며 박주호를 마지막 순간 호출하긴 했으나 '최상의 컨디션을 보인 선수를 선발해야 한다'는 당위성에 의문부호가 따르는 처음 23명 발표로 많은 비판을 받았다.

물론 선수 선발 및 출전 기회는 누구도 침해할 수 없는 감독만의 고유 권한이다. 홍 감독은 자신이 모든 것을 짊어지고 판단했다. 하지만 대다수 팬은 물론 전문가까지 변화의 폭을 갈망할 때 이를 외면한 채 '마이 웨이'를 외쳤다. 의미 있는 주위 생각을 마지막 순간 수용했으나 때는 너무 늦은 뒤였다. 이전까지 자신 있게 자기 뜻을 관철한 결과는 참혹한 실패였다.

대표팀은 급변하는 현대 축구의 변화 흐름에 정확히 대응하지 못한 것은 물론 선수 선발과 기용에서도 큰 흠을 남겼다. 2014년 홍명보 감독의 '의리 축구'는 실패로 돌아갔다.

[email protected]

댓글

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가장 먼저 댓글을 등록해보세요.

신고하기
new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