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에서 거리 응원을 위해 27일 광화문 광장을 찾은 홍주표, 박종훈, 김동효(왼쪽부터) 씨가 태극기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광화문 광장=홍지수 인턴기자 |
[스포츠서울닷컴ㅣ광화문 광장 = 김동현·홍지수 인턴기자] 이상과 현실의 차는 컸다. 27일 오전 3시 <스포츠서울닷컴> 취재진이 찾은 광화문 광장에 모인 국민들도 16강 진출이 어려워진 현실을 인정했다. 벨기에와 2014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H조 3차전을 앞두고 팬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들었다.
세종문화회관 뒤에서 만난 박종훈, 김동효, 홍주표(24) 씨는 알제리전에서 2-4로 진 경기에 대한 아쉬운 심정부터 토로했다. 박 씨는 "알제리전에 처음 이곳을 찾았다. 솔직히 당시 경기에서 비길 줄 알았는데 너무 처참하게 져 아쉽다"고 말했다. 김 씨도 "사실 이날 온 것도 지난 번에 산 이 태극기가 아까워서 왔다"며 태극기를 들어보였다.
이날 경기에 대해서도 별 다른 기대를 하지 않는듯 했다. 박 씨는 "이날 경기도 그다지 기대하지 않는다"고 심드렁하게 말하면서 "놀겠다는 마음으로 왔다. 져도 크게 아쉽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씨는 "손흥민(22·레버쿠젠)이 마치 '약 빤 것처럼' 잘하긴 했지만, 나머지 선수가 너무나 아쉽다"면서 "정성룡(29·수원)이 골 먹히고 나라라도 잃은 표정을 짓지 않나"고 분통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이날 경기는 단지 즐길 것"이라 결과에 개의치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박주영이 새겨진 유니폼을 입고 광화문 광장을 찾은 웨일스 출신의 마크 씨가 27일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광화문 광장=김동현 인턴기자 |
박주영(29·아스널)의 유니폼을 입고 이곳을 찾은 웨일스 출신의 마크(45)씨도 한국 대표팀에 대해 날카롭게 지적했다. "박주영은 내가 제일 좋아하는 선수다. 5~6년 전만 해도 분명 그는 한국 최고의 선수"면서도 "지금은 의문부호가 붙긴 하지만 말이다"고 쓴웃음을 지었다. '선발 출장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자 "사실이라면 굉장히 아쉬운 일"이라고 말하면서 "키가 큰 선수(김신욱)도 있고 젊은 공격수(손흥민)가 있는데 박주영에 고집할 이유가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러면서 그는 "하지만 한국의 가장 큰 문제는 수비다. 로멜루 루카쿠(20)나 에당 아자르(23·이상 첼시)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스코어를 점칠 순 없지만, 한국에 어려운 경기가 될 것"이라고 웃었다.
금관 5중주 그룹 '음악과 악기' 멤버들이 세중문화회관 뒤 광장에서 애국가를 연주하고 있다. / 광화문 광장 = 김동현 인턴기자 |
금관 5중주 편곡을 한 애국가와 각종 응원가를 연주해 한국 대표팀에 힘을 실은 그룹 '음악과 악기'의 리더 최은혜(24) 씨도 "기대를 안 한다면 거짓말이다. 하지만 주변에서 다들 힘들 것이라 이야기하더라"면서 "2-1로 이겼으면 좋겠지만, 어떻게 될 진 모르겠다"고 덤덤한 어조로 말했다.
현장의 분위기는 소나기가 내리는 가운데서도 구름 관중을 이뤘던 지난 알제리전과 달리 무거웠다. 한국 팬들은 물론, 해외 팬들의 기대치도 낮아져 있었다. 한국 축구 대표팀이 지구 반대편에서 기적을 쓸 수 있을 지, 벨기에전이 열리는 아레나 데 상파울루에 국민들의 시선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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