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팬 손명덕(왼쪽) 씨와 NC 다이노스 팬인 최현성 씨가 25일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가 열린 잠실구장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 잠실구장 = 이성노 기자 |
[스포츠서울닷컴ㅣ잠실구장 = 이성노 기자] 한 친구는 신이 나고, 한 친구는 울상을 짓고 있다.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 유니폼을 차례입은 두 친구의 반응이다. 십년지기 친구라고 밝힌 두 친구는 옥신각신하며 야구를 즐기고 있었다.
25일 NC와 LG의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주중 3연전 2차전이 열린 잠실구장은 각 팀을 응원하는 '열혈' 팬들의 우렁찬 응원 소리로 뒤덮였다. 3루 관중석엔 다이노스를 응원하는 원정 팬들로 가득한 가운데 LG 유니폼을 입은 홈 팬이 눈에 띄었다. 친구와 함께 나란히 3루 응원석에 자리한 손명덕(31), 최현성(31) 씨의 이야기다.
LG를 응원하는 손 씨, NC 유니폼을 입은 최 씨는 상반된 표정으로 다이아몬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었다. 손 씨는 "친구의 친구였는데 야구로 이야기가 통하면서 더욱 친해지게 됐다. 어느덧 10년째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LG 암흑기를 친구와 같이 보내면서 지난 시즌 가을 야구까지 경험해 정말 행복했다"고 회상하면서 못내 친구의 변심이 아쉬운 듯 보였다.
NC 유니폼을 입은 최 씨는 "작년까지 LG를 응원했다. 하지만 올해 부진한 트윈스 야구를 보면 '암'에 걸려버릴 것 같아 NC를 응원하고 있다"며 "NC 야구를 보면 절로 흥이 난다. 응원도 다른 팀과 비교해 열정적이고 재미있다. 마치 오랜 명문팀처럼 느껴진다"며 '외도?'의 이유를 설명했다. "NC가 객관적인 전력상으로 특별한 것은 없지만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투지가 있다. 뒤지고 있어도 절대로 패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NC 자랑에 여념이 없었다. 올 시즌 NC 최종 성적에 대한 질문에 최 씨는 "4강은 충분히 들 것 같다. 타선과 선발 투수진엔 문제가 없지만, 아무래도 불펜진이 허약하다. '노장' 손민환과 박명환이 있지만 상대 팀을 압도하진 못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반대로 LG 팬 손 씨는 다소 처진 목소리로 "올해 4강은 힘들 것 같다. 6위 정도를 예상한다"고 전망했다. LG 부진에 대해선 "야구는 '투수놀음'인데 LG는 선발-구원진 모두 빈약하다. 대체로 지난 시즌 좋은 성적에 선수들이 조금은 자만한 것도 없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솔직히 김기태 감독의 사퇴가 무척 아쉬웠다. 지난 시즌 팀을 가을 야구까지 끌고 갔는데, 좀 힘들더라도 팀에 남아주길 바랐다"고 씁쓸해했다. 하지만 LG를 향한 믿음까지 저버린 것은 아니었다. "모든 선수가 최선을 다하고 있다. 특히, 지금까지 좋은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는 이병규(7번)와 채은성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고 덧붙였다.
비록 다른 팀을 응원하고 있었지만, 친구를 아끼는 마음과 야구를 향한 열정만큼은 변함없었다. "다른 팀을 응원하며 다투는 일은 없었나?"라는 취재진의 질문에 두 친구는 웃는 얼굴로 "그런 일은 절대로 없었다"며 서로를 보며 방긋 웃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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