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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축구] [심재희의 골라인] '역전패' 시메오네 감독의 '뜨거운 박수'
기사입력 : 2014.05.25 (일) 13:32 | 댓글 0
 [심재희의 골라인] '역전패' 시메오네 감독의 '뜨거운 박수'
시메오네 감독은 올 시즌 '상남자 축구'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의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을 이끌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홈페이지

[스포츠서울닷컴 | 심재희 기자] 레알 마드리드(이하 레알)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이하 아틀레티코)를 꺾고 '별들의 전쟁'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정상에 올랐다. 레알은 25일(한국 시각) 포르투갈 리스본 에스타디오 다 루스에서 열린 2013~2014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4-1로 승리했다. 후반전 종료 직전까지 0-1로 뒤졌으나, 추가시간에 터진 세르히오 라모스의 동점골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린 뒤 연장 후반 터진 가레스 베일, 마르셀루,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의 연속골로 역전 드라마를 완성했다.

이번 우승으로 레알은 '라 데시마'(통산 10번째 우승)를 달성했다. '지구방위대'라는 별명에 걸맞은 대업을 이뤄냈다. 그런데, 이날 경기에서 레알의 저력만큼 빛나는 부분이 있었으니 그것은 바로 아틀레티코 디에고 시메오네(44) 감독의 '카리스마'였다.

올 시즌 아틀레티코는 유럽축구 최고의 '히트상품'이었다. 먼저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에서 '철옹성'으로 불리던 '신계'를 확실하게 무너뜨리며 날아올랐다. 18년 만에 리그 우승을 차지하면서 레알과 FC 바르셀로나의 양강구도를 확실하게 깼다.

챔피언스리그에서도 아틀레티코의 태풍은 이어졌다. 첼시와 AC 밀란 등 강호들을 꺾으면서 '강팀 킬러'로 떠올랐고, 더 큰 무대에서 바르셀로나를 제압하면서 '우승후보 0순위'를 탈락시켰다. 결승전에서도 92분 동안 리드를 잡으며 레알의 간담을 서늘하게 했다.

아틀레티코의 상승세 주역은 단연 시메오네 감독이다. 현역 시절 '미친개'라고 불릴 정도로 투쟁심이 강했던 시메오네 감독은 아틀레티코에 투지를 심어줬고, 견고한 수비망과 탁월한 골 결정력까지 더해 '파란'을 일으켰다. '조용하지만 강한 팀'의 색깔을 보이자 축구 팬들은 아틀레티코를 향해 '상남자 축구'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레알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도 시메오네 감독은 '냉정한 승부사'로서 거듭났다. 후반 추가시간에 통한의 동점골을 내줬지만 그는 흥분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틀레티코 팬들에게 응원을 부탁하면서 선수들의 파이팅을 주문했다. 연장 후반 막판 마르셀루에 쐐기포를 허용한 뒤에는 '뜨거운 박수'를 보냈다. 사실상 패배가 결정된 상황에서 선수들에게 '고마움'이 담긴 박수를 건네며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심재희의 골라인] '역전패' 시메오네 감독의 '뜨거운 박수'
시메오네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와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서 경기 끝까지 냉정함을 유지했다. 아틀레티코가 동점골(위)을 내주자 팬들의 응원을 부탁했고, 쐐기골을 얻어맞자 박수를 치며 선수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스포티비 영상 캡처

시메오네 감독은 호날두의 페널티킥 골이 터진 뒤 퇴장 당했다. 레알의 수비수 라파엘 바란과 실랑이를 벌인 끝에 경기장 밖으로 나갔다. 믿기 힘든 역전패의 분위기 속에서 선수들을 위해 냉정함을 잃지 않고 있다가 바란의 '버릇없는' 행동으로 특유의 다혈질적인 성격이 폭발한 것이다. 퇴장 상황이 다소 아쉽지만, 그 전까지 선수들과 팬들을 독려하고 '상남자 축구'의 자존심을 지킨 부분은 박수를 받기에 충분하다.

아쉽게 '빅 이어'를 들어 올리지 못했지만 아틀레티코의 진격은 끝나지 않았다. 절대 무너질 것 같지 않았던 라 리가의 '신계'를 깨뜨린 기세가 여전히 대단하다. '더블 우승'에 실패했지만, '유럽 최강 도전'이라는 숙제를 남겼기에 희망보다 기대가 앞선다.

"이번 패배가 성장의 밑거름이 될 것이다."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을 마친 후 인터뷰에서 시메오네 감독이 한 말이다. 아틀레티코의 '상남자 축구'는 오늘보다 내일이 더 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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