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틀레티코 마드리드 선수들이 지난달 11일 마드리드 비센테 칼데론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와 2013~2014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1-0으로 이긴 뒤 팬들을 향해 박수를 치고 있다. / 아틀레티코 마드리드 페이스북 |
[스포츠서울닷컴|김동현 인턴기자] 92분을 지배했으나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했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가 쓰라린 패배의 아픔 앞에 통한의 눈물을 흘렸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25일(한국 시각) 포르투갈 리스본 에스타디오 다 루스에서 열린 2013~201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레알 마드리드전에서 전반 36분 터진 디에고 고딘 골로 종료 직전까지 1-0으로 앞서 갔지만, 마지막 1분을 버티고 못하고 후반 48분 세르히오 라모스(28)에게 동점 헤딩 골을 내주며 다 잡은 승리를 놓쳤다. 사기와 체력이 급속도로 떨어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연장 후반 가레스 베일(25), 마르셀루(26),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에게 연속 쐐기골을 내주며 1-4로 무너졌다. 1974년 이후 무려 40년 만에 이룬 대망의 결승에서 마지막 순간 고개를 떨어뜨렸다.
단 한 번의 실수가 패인으로 연결됐다. 이날 선제골을 터뜨린 고딘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공격에 가담한 라모스를 막지 못한 게 뼈아팠다. 종료 호루라기 소리가 목전에 있을 때 집중력이 떨어졌다. 고딘은 후반 33분 이스코(22)의 결정적인 일대일 찬스를 온몸을 던져 막아내는 등 경기 내내 공격과 수비에서 맹활약했으나 레알 마드리드의 정확한 세트피스 전술의 희생양이 됐다. '수비의 축' 고딘이 무너진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연장에서 무려 세 골을 내주며 회복 불가능한 상태에 놓였다.
패자였지만, 승자에 버금가는 '아름다운 패자'였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92분까지 자신의 경기력을 그대로 보이며 레알 마드리드를 압도했다. 햄스트링을 다치며 결승 출전이 불가능했던 디에고 코스타(29)가 '깜짝 선발'로 나와 전반 8분 만에 교체됐으나 경기력엔 문제가 없었다. 올 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의 원동력이 된 리그 최소 실점(26실점)의 수비 조직력이 유난히 빛났다. 올해 디에고 시메오네(44) 감독이 중용한 후안프란(29)-미란다(30)-고딘-필리페 루이스(29) 4백 수비진은 이날 92분까지 호날두와 호날두를 앞세운 레알 마드리드의 빠른 공격력을 효과적으로 차단했다.
라울 가르시아(28)-가비(31)-티아구 멘데스(33)-코케(22)로 짜인 미드필더 라인도 끊임없는 압박과 옐로우 카드를 두려워하지 않은 적극적인 플레이로 팀에 보탬이 됐다. 이날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는 선발 베스트 11 가운데 무려 7명이 경고를 받을 정도로 거칠게 레알 마드리드를 몰아붙였다. 단순히 비신사적인 플레이로 상대를 자극한 게 아니었다. 최대한 공간을 살리며 상대의 패스 줄기를 끊었다. 지칠 줄 모르는 활동량과 빠른 패스워크로 고딘의 선제골을 이끌어냈다.
92분간 잘 싸웠으나 마지막 1분을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다. 클럽 역사상 첫 '빅 이어' 타이틀 쟁취는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결승 직전까지 9승3무(25득점 6실점)로 무패 우승까지 넘본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였으나 챔피언스리그는 목전에 두고도 쉽게 넘을 수 없었던 장벽으로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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