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2014시즌이 끝나고 신임 감독으로 선임된 이상민(서울 삼성)과 김영만(원주 동부) 감독. 이들의 다음 시즌 활약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 KBL 제공 |
[스포츠서울닷컴ㅣ박상혁 기자] 높은 인기로 코트를 누볐던 오빠들이 이제 유니폼이 아닌 정장으로 갈아입고 코트 위 또 다른 대결을 준비하고 있다.
2013~2014시즌 종료 후 원주 동부의 김영만 코치 내부 승격 이후 13일 삼성의 이상민 코치까지 신임 감독으로 선임되면서 농구대잔치 오빠들의 지략 대결이 더욱더 불꽃을 튀기게 됐다.
우선 신임 감독들의 새로운 활약을 기대하게 만드는 것은 이들보다 앞서 성공적인 지도자 데뷔를 한 이들이 있기 때문이다. 이들은 서울 SK의 문경은 감독과 전희철 코치다. 2011~2012시즌 감독대행과 코치로 지도자 데뷔를 한 이들의 첫 해 성적은 물론 6강 플레이오프 탈락이었다.
하지만 이전까지 하위권에 머물던 선수단을 안정시키는 한편, 김선형을 중심으로 한 리빌딩의 골격을 만들었다는 데 높은 점수를 받았다. 그리고 정식 감독으로 발령을 받은 지난 시즌 정규시즌 우승은 물론 챔피언결정전까지 진출하는 놀라운 결과물을 이뤘다. 물론 노련미의 울산 모비스에 발목을 잡혀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는 못했지만 선수단에게 확실한 동기 부여로 이들의 경기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를 받았다.
문경은 감독은 <스포츠서울닷컴>과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좋아하는 것을 하기 위해서는 싫어하는 것도 할 줄 알아야 한다고 말한 적이 있다. 내가 원하는 수비와 리바운드를 하지 않고 공격만 한 선수는 절대 내보내지 않았다. 나를 비롯해 전희철, 허남영 코치가 각 포지션별로 선수들을 데리고 집중적인 1대1 맞춤형 훈련을 많이 했다. 선수들과 자주 면담도 하고 가볍게 맥주 한 잔도 하는 등 엄격할 때는 엄격하게, 보듬어줄 때는 보듬어 준 게 지금의 팀이 있게 된 원동력이다"고 말한 바 있다.
경기 도중 작전회의를 하고 있는 서울 SK의 코칭스태프. 문경은 감독(가운데)과 전희철 코치(왼쪽)는 성공적인 지도자 데뷔를 한 농구대잔치 세대로 꼽힌다. / KBL 제공 |
이렇듯 문경은-전희철 콤비가 지도자로서 성공적인 지도자로 안착하면서 이제 관심은 김영만과 이상민 두 신임 감독에게 자연히 쏠린다. 이들은 신임 감독이긴 하지만 문경은 감독과 마찬가지로 가까이서 코치로 선수들을 지켜봤던 경험이 있다.
특히 동부의 김영만 감독은 지난 시즌 후반 자진사퇴한 이충희 감독의 뒤를 이어 감독대행으로 팀을 이끌었고 그 기간 동안 김주성과 박지현을 비롯한 주축 선수들을 잘 보듬었고 경기 내용도 좋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꼴찌에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명제도 없어 선수들에게 동기 부여도 힘들었지만 '우리가 연습한 것만 하자'라고 선수들을 다독였고 미래를 고려해 젊은 선수들에게도 골고루 기회를 줬다.
당시 그는 "다음 시즌 내가 아닌 어느 누가 사령탑이 되든 팀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어린 선수들에게 되도록 많은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상민 감독은 바로 위에 김상식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았기에 특별히 알려진 게 없다. 하지만 농구 선수로서 가장 화려한 시절을 보냈고 코트 위에서만큼은 농구 철학이 뚜렷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선수들과 격의 없이 지냈고 자신이 할 일을 묵묵히 해왔던 인물로 꼽힌다. 선수 시절 자신의 풍부한 경험과 여러 노하우를 접목한다면 매번 지기 바빴던 삼성 역시 예전의 명성을 되찾을 것이라는 예상이 벌써부터 나오고 있다.
이제 농구화 대신 구두를 신고, 유니폼 대신 정장으로 갈아입은 농구대잔치 오빠들이 다음 시즌 코트 위에서 펼칠 또 다른 대결이 벌써부터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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