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김상민 의원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집무실에서 <스포츠서울닷컴>과 만나 "청년 유권자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새누리당의 미래는 어둡다"고 강조하고 있다./국회=임영무 기자 |
[스포츠서울닷컴ㅣ국회=오경희 기자] "스포츠카가 우마차를 끌고 갈 필요도 있다."
새누리당 김상민(41·초선, 비례대표)의원은 자신했다. "청년이 당의 미래"라고 말이다. '젊은 피의 혁신'을 꿈꾸는 김 의원은 최근 당권 대결에 출사표를 던졌다. 지난 11일 '2040 유권자 150만표'를 내걸고, 7·14 전당대회(이하 전대) 출마를 선언한후 그만의 길을 거침없이 걷고 있다.
자신을 '스포츠카'에 빗댄 김 의원의 '젊은 기수론'엔 나름 이유가 있다.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은 특히 서울지역에서 50대 베이비붐 세대에 밀렸다. 전통적인 지지층이 무너지고 있다"면서 "이건 예고편에 불과하다. 새누리당이 혁신과 변화하지 않고, 일부 소수그룹을 대변하는 모습을 보이는 한 언제 몰락할지 모른다"고 쓴소리를 내뱉는다.
초선 의원의 패기는 최근 여의도 정가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의 '역사관 논란'이 제기됐을 때 여당 의원으로서 가장 먼저 "사퇴"를 촉구했다. 강경 발언에 당의 눈총이 걱정될 법도 한데 그는 단호했다. "할 말을 했다고 이른바 왕따'를 당한다면 국민으로부터 당이 외면받을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정홍원 총리의 유임이 26일 결정되자 다시 목소리를 높였다. "세월호 참사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정 총리가 국가 대개조를 할 수 있는 총리가 될 수 있을지 국민은 매우 의심스러워 한다"면서 "적절하지 않은 결정"이라고 꼬집었다.
정 총리의 유임 발표 하루 전 서울 여의도 국회 집무실에서 김 의원과 <스포츠서울닷컴> 명재곤 부국장이 만났다. 정 총리 유임 관련 질문은 추가로 전화인터뷰했다. (▶[관련기사][P-TODAY가 만난 사람] '청년 의원' 김상민의 이유 있는 도전)
◆ "과거 전대의 구태 답습해선 안돼"
7·14 전당대회에서 승리를 자신하는 김 의원. |
-'혁신'을 내걸고 전대 출사표를 던졌다. 출마를 결심한 계기는 무엇인가.
박근혜 정부 1기는 실패했다. 당·정·청을 잇는 사람들 모두가 능력도 책임감도 없다는 것이 이번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확인됐다. 이번 6·4 지방선거에서도 2040 세대가 새누리당에 등을 돌렸다는 것도 증명됐다. 전대에서 박근혜 정부 1기를 실패로 만든 사람들을 심판하고 청년 유권자들의 지지를 확보할 방안을 찾지 못한다면 새누리당의 미래는 없다.
-초선 의원으로서 유력 후보에 비해 정치 경험과 조직 장악력에서 밀릴 수도 있다. 지도부 입성을 자신하는가. 필승 전략이 있다면.
이번 전대에서 반드시 김상민 최고위원이 나와야 한다. 이는 새누리당의 운명을 좌우 할 것이다. 앞서 언급했던 저의 출마 이유이자 당위성을 당원들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다. 유력 후보로 언급되고 있는 김무성-서청원-이인제-홍문종-김을동 의원이 당선(전대에선 선출직 최고위원 5명을 뽑으며 이 가운데 1위 득표자가 당 대표가 된다)된다면 이 지도부가 얼마나 가겠는가. 이들 가운데 누가 2040 유권자의 목소리를 대변할 것인가. 공약으로 새누리당 안에 '청년 새누리당' 신설, 새누리당 필승전략 보고서 제출, 청년당원 3만 명 확보, 2040세대 지지율 10% 향상 등을 자신한다.
김 의원이 과거 전대의 구태를 답습해선 안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
-전대 당 대표 대결은 김무성 의원 대 서청원 의원의 양강 구도로 점쳐지고 있다. 누구의 승리를 예측하는가.
현재 언론에서는 친박과 비박의 대결이라고 한다. 두 후보(김무성-서청원)간 비방이 난무하면서 구태 정치의 모습을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 어디선가 많이 본 모습 아닌가. 2010년 전당대회에서 안상수-홍준표 위원이 치열하게 싸우면서 심한 감정적 대결을 겪은 바 있다. 지도부 입성 후 두 최고위원은 사사건건 대립하며 충돌했다. 당시 지도부를 봉숭아 학당이라고 했다.
-과거 전대의 구태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이번 전대는 어떻게 바뀌어야 한다고 보나.
이번 전대는 기득권파 대 혁신파의 대결이 돼야 한다고 본다. 등 돌린 2040 유권자의 신뢰를 어떻게 회복할 것인지, 50대까지도 밀리고 있는 상황에서 2017년 대선 승리를 위한 새누리당의 전략과 방법은 무엇인지를 격렬하게 토론하는 장이 돼야 한다. 지금처럼 변화없이 두 후보자가 과거를 답습하고 있는 이상 누가 대표 최고위원이 된다고 해도 그것은 승리라고 할 수 없다. 당원과 국민도 혁신을 약속하는 사람을 새누리당의 지도부가 되야 한다고 생각하실 것이다.
◆ "정홍원 총리 유임, 적절치 않은 결정"
문창극 전 총리 후보자의 사퇴를 주장했던 것은 세월호 참사에 책임을 질 수 있는 대통합 인사였냐는 게 핵심이었다고 설명하는 김 의원. |
-당권에 도전하는 패기 만큼, 최근 여당 의원으로서 문창극 전 후보자의 사퇴를 강하게 비판해 주목을 받았다. 결국 지난 24일 문 전 후보자가 물러났는데.
문 전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것은 참 안타깝다. 문 전 후보자의 몇가지 발언에 대한 문제로 초점이 맞춰졌는데 근본적으로 중요한 것은 우리가 어떤 총리를 뽑을 것인가 하느냐였다. 세월호 참사에서 관피아(관료+마피아) 등 우리 사회의 적폐가 적나라하게 드러나지 않았나. 박근혜 대통령은 국가대개조를 하겠다고 했고, 이를 해낼 수 있는 '대통합 총리'가 필요하다는 게 국민의 뜻이다. 국민의 눈높이로 볼 때 문 전 후보자가 대통합 인사로서 적합하느냐가 핵심이었다.
-안대희 전 후보자에 이어 문 전 후보자의 낙마까지. 결국 총리를 지명하는 과정에 문제가 있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야당에선 후보자 인선 및 검증작업을 책임진 김기춘 비서실장의 책임론을 주장한다.
국민은 문 전 후보자의 사과를 바란 게 아니다. 왜 반복적이고 폐쇄적인 인사가 계속되는가에 대한 원망과 질책을 하는 것이다. 그런 대목에서 (야권이) 김기춘 비서실장의 책임을 묻는다고 본다. 결국 국가개조를 위해선 인사시스템의 대개조도 반드시 필요하다.
-결국 박 대통령의 선택은 정 총리 유임과 인사수석실 신설이다. 총리 유임은 헌정 사상 이례적인 일인데, 어떻게 생각하나.
세월호 참사를 책임져야 할 정 총리가 국가대개조, 관피아 척결, 적폐 해소를 이뤄나갈 총리라고 국민은 믿지 않는다. 박 대통령이 신설을 약속한 인사수석실은 철저히 국민의 눈높이와 시대정신에 부합한 인사쇄신을 해낼 수 있는 수석실이 돼야 한다.
◆ "혁신 없는 새누리, 미래 어둡다"
김 의원이 "젊은 정치인과 유권자가 정치의 주체로 설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
-일각에선 강경 발언을 전대와 7·30 재보선을 위한 포석이라고 보기도 한다. 이들의 시각이나 비판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는가.
저를 포함해 초선 의원들이 문 전 후보자의 사퇴를 주장했을 때 '초선들의 반란'이라고 했다. 하지만 결국 당 중진 의원이나 지도부도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나. 국민은 대한민국의 성공을 위해서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바란다. 그런데도 새누리당은 6·4 선거에서 국민에게 대통령의 눈물을 닦아달라고 했다. 새누리당이 국민의 편에 서야지 국민에게 새누리당의 편에 서달라고 한다. 이게 말이 되는 소린가. 오직 관심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유지하는 것밖에 없다.
저는 저만의 정치를 해왔다. 2040세대가 시대의 주체자가 돼야 한다고 계속 주장했고, 지금도 그렇다. 세대 교체론이 아니라 세대 융합이 일어나야 한다. 이 시대의 문제는 우마차가 스포츠카를 끌고가려 하는 것이다. 사실 기성세대가 논농사와 밭농사를 해서 자식들을 대학에 보내고 청년세대를 키운 것은 맞다. 그런데 이제는 스포츠카가 우마차를 끌고 갈 필요도 있고 때로는 스포츠카가 갈 수 없는 거리에 우마차를 통해 가기도 한다.
- 쓴소리를 내뱉는 게 통쾌하다는 여론도 있지만, 당에서는 이른바 '왕따' 당할 수 있는 위험한 발언인데.
솔직히 많은 분들이 격려해 주시고, 속 시원하다! 잘했다! 응원해 주시는 분들이 많다. 국민이 원하는 발언을 한다고 왕따 당하면 국민으로부터 당이 왕따를 당할 것이다. 왜 2040 세대가 새누리당을 외면하는 것을 넘어서 미워하고 싫어할까. 국민을 무시하고 선동해서다. 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바뀌고 있나. 2007년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 50%를 차지했던 노키아폰이 2013년 마이크로소프트에 인수당했고, 같은 해 블랙베리가 상장폐지 절차를 밟았다. 새누리당도 언제 몰락할지 모른다.
"박근혜 정부가 2012년 대선 당시 국민과 한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하는 김 의원. |
-"국민의 성공을 위해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바란다" "반값등록금 약속을 지키는 것이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다"라는 발언을 한 연장선에서 박근혜 정부가 지켜야 할 약속은 무엇인가.
2012년으로 돌아가면 된다. 대선 당시 공약을 하나하나 실천하고 이뤄가면 된다. 첫째 대통합 정부, 둘째 경제민주화, 셋째 청년들이 미래를 향해 꿈을 가질 수 있고 인정받을 수 있는 공간을 열어줘야 한다.
◆ [SSi영상] '최고위원 도전' 김상민 의원, "새 지도부는 문제 해결력 갖춘 사람 돼야" (http://youtu.be/1iQzx-GBJN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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