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사퇴 기자회견을 하면서 자신의 조부가 독립투사 문남규 선생이라고 강조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포츠서울닷컴DB

[스포츠서울닷컴ㅣ고수정 기자]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가 24일 자진 사퇴하면서 "자신의 조부가 독립투사 문남규 선생"이라고 강조했지만, 민족문제연구소는 '근거가 없다'는 주장을 제기해 논란이 되고 있다.

문 후보자는 이날 오전 10시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자진 사퇴하겠다는 뜻을 밝히며 "총리 지명을 받은 후 저를 친일과 반민족이라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저와 가족은 너무나 큰 상처를 받았다"며 "제 가족은 '문남규 할아버지가 3·1 운동 때 항일운동을 하셨다'고 제 아버지인 문기석 선생에게서 듣고 자랐다"고 말했다.

이어 "저에 대한 공격이 너무 사리에 맞지 않아 검증 과정에서 가족 이야기를 했다"며 "검증팀이 보훈처에 알아본 결과 뜻밖에 할아버지가 2010년 애국장이 추서된 것을 알았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여러분도 포털사이트 검색창에 '문남규 삭주'라고 검색해보라. 저의 원적은 평북 삭주다. 그리고 이 사실이 실려 있는 1927년 상해 발행 독립신문을 찾아보시라"고 강조했다.

문 후보자가 문 선생을 언급한 것은 자신의 과거 발언과 관련된 '식민사관' 논란에서 벗어나고, 명예회복의 기회로 삼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국가보훈처는 독립유공자로 애국장 포상을 받은 문 선생이 문 후보자의 조부와 동일인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보훈처는 "(문 후보자의 조부는) 1921년 4월 9일 독립신문에 보도된 독립유공자와 성명이 한자까지 동일하고, 독립유공자 문 씨의 전사·순국 지역과 후보자 조부 문 씨의 원적지가 평북 삭주로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그ㄹ나 민족문제연구소는 23일 보도자료를 내고 "문 후보자의 조부가 문 선생이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 것으로 보인다.

민족문제연구소 유은호 책임연구원은 "애국지사 문 선생과 문 후보자의 조부가 동일인이라고 확정할 수 있는 자료는 아무 것도 없다"고 밝혔다. 이어 "현재 발굴된 사료로는 문 선생의 출생지를 알 수 없다"며 "국가보훈처의 공훈록이나 공적조서에도 문 선생의 출생지나 본적이 미상으로 되어 있는데 갑자기 원적지가 '삭주'라고 주장하는 보훈처의 의도가 무엇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만약 삭주 전투를 근거로 삼았다면 '만주 독립군의 국내진공'이라는 당시 독립전쟁의 일반적인 양상을 무시한 비상식적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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